- 음성군의회, 생활임금조례 부결 항의 방문 노동시민단체 경찰 고소
민의를 적의로 되갚는 음성군의회 규탄 및 고소 취하 촉구 기자회견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김규원 음성민중연대 집행위원장, 선지현 삶과 노동을 잇는 배움터 ‘이짓’ 대표, 박윤준 음성노동인권센터 상담실장, 박옥주 민주노총충북본부 본부장,, 조윤희 금속노조대전충북지부 국장, 박종태 음성농민회장. |
음성군의회가 음성노동자권리찾기사업단(이하 꿈틀사업단) 관계자들을 업무방해죄, 감금죄, 강요죄, 퇴거불응죄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지역노동계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꿈틀사업단에는 민주노총충북지역본부, 민주노총충주음성지부,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삶과 노동을 잇는 배움터 '이짓', 음성민중연대, 음성노동인권센터, 호죽노동인권센터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24일 음성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생활임금조례 부결 사태를 책임질 생각은 안하고 항의 행동한 시민들에게 고소를 가했다”며 “군의회는 고소를 취하하고 생활임금조례 제정에 즉각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김규원 음성민중연대 집행위원장, 박옥주 민주노총충북본부 본부장, 박윤준 음성노동인권센터 상담실장, 선지현 삶과 노동을 잇는 배움터 ‘이짓’ 대표, 박종태 음성농민회장, 조윤희 금속노조대전충북지부 국장 등이 연대 발언에 나섰다.
음성군의회 규탄 및 고소 취하 촉구 기자회견 모습. |
이들은 공동성명서를 통해 “2천 명이 넘는 군민의 뜻이 모인 생활임금조례를 민주적 절차없이 부결시킨 것도 모자라, 항의하는 시민을 향해 사법적 보복을 기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그러면서 “음성군의회는 법정 공식 기구가 아닌 ‘정례의원간담회’에서 회의 기록 없이 조례안을 심사했고, 2023년 9월부터 2024년 7월까지 총 7차례 심사과정에서 내부 논의 내용을 청구인 측에게 알려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음성군의회는 조례안 심사와 관련한 내부 검토 자료와 수정안을 마지막까지 공유하지 않음은 물론 청구인 측과도 협의하지 않았고, 의원 전원의 명의로 발의한 수정안마저 부결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민주주의를 유린한 군의회가 이를 규탄하고 항의하는 시민들에게 ‘민주주의’ 운운하며 사법적 보복을 가하는 행태는 용납할 수 없다”며 “의회 민주주의의 생명은 의회 바깥의 민중에게 있음을 잊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음성군의회는 ‘주민의 직접참여’라는 민주주의 원칙을 실현하는 주민발안제의 취지를 조례 논의 과정에서 완전히 몰각했다”면서 “즉각적인 고소 취하와 생활임금조례 제정에 다시 나서 줄 것”을 거듭 촉구했다.
지난 7월 22일 진행된 노동시민단체와 음성군의회 의원들간의 면담 자리. |
앞서 지난 7월 22일 ‘음성군 생활임금조례’ 부결과 관련, 주민청구를 추진했던 노동시민단체는 꿈틀사업단의 명의로 음성군의회를 항의 방문했다.
이날 이들은 “이번 조례는 2천3백여 명이 넘는 주민들의 서명을 받아 추진됐다. 이견이 있다면 공개적인 토론이 필요했다. 그러나 그동안 일언반구도 없었다”며 “공개적인 토론 한번 없이 군민들의 뜻을 그대로 묵살시켰다”며 거세게 항의했다.
특히 심사과정에 청구인을 소외시켰던 이유, 8명 의원 전원이 연서한 수정안이 부결된 배경에 대해서도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들은 “그나마 (조천희 의원이 발의한) 수정안이라도 통과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수정안마저 부결시켰다”며 “수정안 발의에 전원이 동의하는 연서를 해 놓고, 정작 표결에서는 반대표를 던지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는 힐난도 쏟아냈다.
그런데, 30여 분간 진행되던 면담은 오전 10시 본회의 개회를 위해 의원들이 자리를 이석하면서 파행으로 치달았다.
의사당에 입장하는 의원들을 따라 들어간 일행 일부는 의사당 내에서 거칠게 항의를 이어갔고 이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
이후 의장실에서 2번째 면담이 이루어졌고 “올해 말까지 청구인과 소통하면서 생활임금조례 수정안을 의원 발의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는 군의회 구두약속을 끝으로 상황은 종료됐다.
그러나 이번 음성군의회의 고소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태는 더욱 확산될 조짐이다.
영상편집/유호성 기자. 글/고병택 기자 marco1717@naver.com